첫째 아이 예방접종 수첩을 보고 깨달은 것
첫 아이가 생후 2개월이 됐을 때, 소아청소년과에서 건네받은 예방접종 안내문을 보고 솔직히 당황했다. BCG, B형간염, DTaP, IPV, Hib, PCV, 로타바이러스… 약자만 나열되어 있는데 이게 뭔지, 언제 맞혀야 하는지, 동시접종은 괜찮은 건지 전혀 감이 안 잡혔다.
둘째까지 키우면서 접종 스케줄을 두 바퀴 돌고 나니 이제는 눈 감고도 말할 수 있게 됐다. 그 과정에서 접종 시기를 놓쳐 따라잡기 접종을 해야 했던 적도 있었고, “이거 동시에 맞혀도 되나요?“라고 매번 소아과에 전화한 적도 수없이 많다.
이 글은 그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2026년 기준 국가필수예방접종 17종의 접종 시기, 간격, 동시접종 조합, 그리고 부모들이 실제로 자주 실수하는 부분까지 한 번에 정리한 가이드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공식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했다.
2026년 국가필수예방접종 17종 전체 목록
2026년 현재 대한민국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은 총 17종이다. 지정 위탁 의료기관에서 접종하면 전액 무료이며, 비지정 의료기관에서 맞으면 본인 부담이 발생한다.
| 번호 | 백신명 | 예방 질환 | 총 접종 횟수 | 접종 시기 요약 |
|---|---|---|---|---|
| 1 | BCG (피내용) | 결핵 | 1회 | 생후 4주 이내 |
| 2 | B형간염 (HepB) | B형간염 | 3회 | 0, 1, 6개월 |
| 3 | DTaP |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 5회 | 2, 4, 6, 15 |
| 4 | IPV | 소아마비 | 4회 | 2, 4, 6 |
| 5 | Hib |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 4회 | 2, 4, 6, 12~15개월 |
| 6 | PCV | 폐렴구균 | 4회 | 2, 4, 6, 12~15개월 |
| 7 | 로타바이러스 (RV) | 로타바이러스 장염 | 2~3회 | 2, 4(, 6)개월 |
| 8 | MMR |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 2회 | 12 |
| 9 | 수두 | 수두 | 1회 | 12~15개월 |
| 10 | A형간염 (HepA) | A형간염 | 2회 | 12~23개월, 이후 6개월 간격 |
| 11 | 일본뇌염 (사백신) | 일본뇌염 | 5회 | 12~23개월 시작, 만 6세·12세 추가 |
| 12 | 일본뇌염 (생백신) | 일본뇌염 | 2회 | 12~23개월 시작 |
| 13 | Td / Tdap |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 1회 | 만 11~12세 |
| 14 | HPV | 사람유두종바이러스 | 2회 | 만 11~12세 (여아) |
| 15 | 인플루엔자 | 독감 | 매년 | 생후 6개월~만 13세 매년 |
| 16 | IJEV (약독화 생백신) | 일본뇌염 | 사백신 대체 | 12~23개월 |
| 17 | MenACWY | 수막구균 | 2회 | 생후 2개월 이후 |
참고: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제품에 따라 접종 횟수가 다르다. 로타릭스(RV1)는 2회, 로타텍(RV5)는 3회 접종이다. 어떤 제품을 처음 맞았느냐에 따라 차수가 달라지니 반드시 첫 접종 시 확인해 두자.
월령별 접종 스케줄 — 실전 타임라인
부모 입장에서 가장 실용적인 정보는 “이번 달에 뭘 맞혀야 하지?“다. 아래 타임라인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안내서를 기준으로 월령별로 재구성했다.
출생~생후 1개월: 시작이 가장 바쁘다
- 출생 직후: B형간염 1차 (출생 24시간 이내 권장)
- 생후 0~4주: BCG (피내용) — 가능한 한 빨리, 늦어도 생후 4주 이내
- 생후 1개월: B형간염 2차
출산 후 퇴원하기 전에 대부분의 병원에서 B형간염 1차와 BCG를 함께 맞혀준다. 산후조리원에 들어가기 전에 접종 기록을 꼭 챙기자. 이 시기에 놓치면 나중에 따라잡기 접종 일정이 꼬이기 시작한다.
생후 2개월: 본격 접종 러시
생후 2개월이 되면 한 번에 여러 백신을 맞히는 본격적인 접종 러시가 시작된다.
- DTaP 1차
- IPV 1차
- Hib 1차
- PCV 1차
- 로타바이러스 1차 (경구 투여)
총 5개를 한꺼번에 맞힌다. “이걸 한 번에 다 해도 되나?” 싶을 텐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동시접종의 안전성과 효과를 공식 인정하고 있다. 오히려 방문 횟수를 줄여 아이와 부모 모두의 부담을 낮추는 쪽이 권장된다.
생후 4개월: 2차 접종
- DTaP 2차
- IPV 2차
- Hib 2차
- PCV 2차
- 로타바이러스 2차
2개월 차와 동일한 구성이다. 이 시기에 접종이 밀리기 시작하면 6개월 차와 겹쳐서 스케줄 관리가 급격히 어려워진다. 날짜를 정해놓고 캘린더에 알림을 걸어두는 걸 강력히 권한다.
생후 6개월: 3차 접종 + 추가 항목
- B형간염 3차
- DTaP 3차
- IPV 3차 (6~18개월 사이)
- Hib 3차 (또는 제품에 따라 생략)
- PCV 3차 (또는 제품에 따라 조정)
- 로타바이러스 3차 (로타텍의 경우)
- 인플루엔자 1차 (해당 시즌일 경우)
생후 6개월부터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도 접종 대상에 포함된다. 처음 맞는 해에는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는 점을 놓치는 부모가 많다.
생후 12~15개월: 새로운 백신이 추가되는 시기
- MMR 1차
- 수두 1차
- A형간염 1차
- 일본뇌염 1차 (사백신 기준)
- Hib 4차 (추가접종)
- PCV 4차 (추가접종)
이 시기가 가장 복잡하다. 새로운 백신 3~4개가 한꺼번에 시작되면서 기존 백신의 추가접종까지 겹친다. 미리 접종 일정표를 짜두지 않으면 “어? 이거 빠뜨렸다” 하는 상황이 반드시 생긴다.
생후 15~18개월: DTaP 추가접종
- DTaP 4차 (추가접종)
DTaP 4차는 생후 15~18개월 사이에 맞힌다. 3차 접종으로부터 최소 6개월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만 4~6세: 취학 전 마무리 접종
- DTaP 5차
- IPV 4차
- MMR 2차
- 일본뇌염 추가접종 (사백신 4차)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전에 이 접종들을 마무리해야 한다. 입학 시 예방접종 완료 여부를 확인하므로 (교육부 관련 안내), 미완료 상태면 입학 서류가 반려될 수 있다. 가을에 입학 준비가 시작되기 전인 여름까지는 끝내 두자.
만 11~12세: 마지막 접종 구간
- Td 또는 Tdap (DTaP 추가접종)
- HPV 1차·2차 (여아, 6개월 간격)
- 일본뇌염 5차 (사백신 기준, 만 12세)
HPV 백신은 만 12세 이전에 시작하면 2회로 완료할 수 있고, 이후 시작하면 3회가 필요하다. 접종 시작 시기에 따라 횟수가 달라진다는 점을 알아두자.
동시접종 — 어디까지 한 번에 맞힐 수 있나
동시접종에 대한 불안은 거의 모든 부모가 갖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명확하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의 역학과 관리 지침에 따르면, 서로 다른 백신은 같은 날 다른 부위에 접종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동시접종이 가능한 대표적인 조합은 다음과 같다.
- DTaP + IPV + Hib + PCV + 로타바이러스: 생후 2, 4, 6개월 기본 세트
- MMR + 수두 + A형간염: 생후 12~15개월 세트
- DTaP + IPV + MMR: 만 4~6세 취학 전 세트
- Td/Tdap + HPV: 만 11~12세 세트
다만 같은 종류의 생백신(예: MMR과 수두)을 동시에 맞히지 않을 경우에는 최소 4주 간격을 두어야 한다. 동시에 맞히면 괜찮지만, “오늘 MMR 맞고 다음 주에 수두 맞힐게요"라고 하면 안 된다. 4주를 기다리거나, 같은 날 맞혀야 한다. 이 부분을 자주 헷갈리니 기억해 두자.
부모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5가지
예방접종 스케줄을 두 바퀴 돌면서, 주변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실수가 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바로 확인해 보자.
① 접종 수첩과 예방접종도우미 기록이 다르다
종이 수첩에는 기록했는데 예방접종도우미 시스템에는 미등록된 경우가 의외로 많다. 특히 병원을 옮기거나 여행 중 접종한 경우 전산 입력이 누락되곤 한다. 종이 수첩만 믿지 말고 예방접종도우미 앱에서 주기적으로 확인하자. 미등록 접종은 접종 의료기관에 연락하면 소급 등록이 가능하다.
② 열이 나면 무조건 연기한다
37.5°C 미만의 미열이나 가벼운 감기 증상은 접종을 미루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 38°C 이상의 발열이 있을 때만 접종을 연기하면 된다. 콧물이 좀 나온다고 2~3주씩 미루다 보면 전체 일정이 밀린다.
③ “따라잡기 접종"의 간격을 무시한다
접종이 지연됐을 때 급한 마음에 최소 간격보다 빨리 맞히려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DTaP 1차와 2차 사이 최소 간격은 4주이고, 이보다 짧으면 해당 차수가 인정되지 않아 다시 맞혀야 할 수 있다. 따라잡기 접종 일정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서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거나, 접종 의료기관에서 직접 상담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④ 일본뇌염 사백신·생백신을 혼용한다
일본뇌염 백신은 사백신(5회)과 생백신(2회)이 있는데, 한 번 시작한 종류로 끝까지 가야 한다. 1차를 사백신으로 맞혔으면 나머지 4회도 사백신, 생백신으로 시작했으면 2회째도 생백신이다. 병원을 바꾸면서 다른 종류로 접종하는 실수가 실제로 발생한다.
⑤ 인플루엔자 첫 해 2회 접종을 잊는다
생후 6개월~만 8세 아이가 인플루엔자 백신을 처음 접종하는 해에는 4주 간격으로 2회 맞혀야 한다. 이듬해부터는 매년 1회면 충분하다. 첫 해에 1회만 맞히고 끝내면 충분한 면역이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
접종 후 이상반응 —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아닌가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걱정도 빠질 수 없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미하고 1~2일 내에 사라지지만, 드물게 주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정상 범위의 반응 (관찰만 하면 됨):
- 접종 부위 발적, 부종, 통증 — 2~3일 내 소실
- 37.5~38.5°C 미열 — 해열제(아세트아미노펜) 투여 가능
- 보챔, 식욕 저하 — 1~2일 내 회복
의료기관 방문이 필요한 경우:
- 39°C 이상 고열이 24시간 이상 지속
- 접종 부위 주변으로 심한 부종이 확대
- 경련, 의식 저하, 심한 두드러기
- 호흡 곤란, 지속적 구토
이상반응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접종 의료기관에 연락하고, 예방접종 피해 국가보상제도를 통해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진료비와 간병비 등이 지원된다.
이 스케줄이 통하지 않는 경우
표준 접종 스케줄은 건강한 영유아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별도 상담이 필요하다.
- 미숙아 (37주 미만 출생): 실제 출생일 기준으로 접종하되, BCG는 체중 2kg 이상일 때 접종 권장. 일부 백신은 접종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
- 면역결핍 상태의 아이: 선천성 면역결핍, 장기 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 중인 경우 생백신(BCG, MMR, 수두, 로타바이러스) 접종이 금기일 수 있다.
- 심한 알레르기 반응 이력: 이전 접종에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했던 경우, 동일 백신 추가접종은 전문의 판단 하에 결정해야 한다.
- 해외에서 접종을 시작한 경우: 국가별 백신 브랜드와 접종 스케줄이 다르므로, 한국 귀국 후 질병관리청 기준으로 접종 이력을 재점검해야 한다.
이런 특수 상황은 인터넷 검색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1:1 상담을 거치자. 일반적인 접종 스케줄과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 온라인 정보만으로는 위험하다.
🔑 Key Takeaways
- 2026년 국가필수예방접종은 총 17종, 전액 무료 — 지정 의료기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자.
- 생후 2·4·6개월의 동시접종 5종 세트는 안전하며, 방문 횟수를 줄이는 것이 오히려 권장된다.
- 접종이 밀려도 처음부터 다시 맞힐 필요 없이 따라잡기 접종이 가능하다. 단, 최소 간격은 지키자.
- 일본뇌염 사백신과 생백신은 혼용 불가 — 한 번 시작한 종류로 끝까지.
- 예방접종도우미 앱으로 전산 기록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면 누락을 방지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26년 국가필수예방접종은 총 몇 종이며 비용은 얼마인가요?
2026년 기준 국가필수예방접종은 총 17종이다. 질병관리청이 지정한 위탁 의료기관에서 접종하면 전액 무료다. 비지정 의료기관에서 접종할 경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지정 의료기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해당 사이트에서 거주지 기준으로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을 검색할 수 있다.
Q. 예방접종 일정을 놓쳤을 경우 처음부터 다시 맞아야 하나요?
아니다. 접종이 지연되었더라도 이미 맞은 차수는 유효하다. 남은 차수를 이어서 접종하면 되며, 이를 **따라잡기 접종(catch-up vaccination)**이라고 한다. 다만 각 백신마다 차수 간 최소 간격이 정해져 있으므로, 접종이 밀렸다면 소아청소년과에서 개별 일정을 재설계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급하다고 간격을 줄이면 해당 차수가 무효 처리될 수 있다.
Q. 동시접종은 안전한가요? 아이에게 무리가 가지 않을까요?
안전하다. WHO와 질병관리청 모두 동시접종의 안전성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동시접종 시 면역 반응이나 이상반응 발생률이 개별 접종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것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실제로 생후 2개월 차에 DTaP, IPV, Hib, PCV, 로타바이러스 5종을 동시에 접종하는 것이 전 세계 표준이다.
Q.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무료인가요?
무료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과거에는 선별접종(자비 부담)이었으나, 2025년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어 무료 지원 대상으로 전환되었다. 로타릭스(2회)와 로타텍(3회) 모두 무료이며, 지정 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수 있다. 첫 접종은 생후 2개월에, 마지막 접종은 생후 8개월 이전에 완료해야 한다.
마무리 — 접종 수첩보다 중요한 한 가지
예방접종 스케줄을 외울 필요는 없다. 냉장고에 종이를 붙여둘 필요도 없다. 예방접종도우미 앱을 설치하고 알림을 켜두면, 다음 접종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푸시 알림이 온다. 진짜 중요한 건 첫 접종을 미루지 않는 것이다. 시작만 제때 하면 나머지는 의료기관에서 다음 일정을 안내해 준다.
아이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투자는 제때, 빠짐없이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다. 이 글이 스케줄 관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관련 글: 영유아 건강검진 시기와 준비물 총정리 · 신생아 보험 가입 시 꼭 확인할 5가지 · 출산 준비물 리스트 2026년 업데이트